뉴스에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또는 “인하”라는 제목이 뜹니다. 그런데 내 대출 이자는 그대로입니다.
반대로 기준금리는 가만히 있는데 내 이자만 오르는 일도 생깁니다.
둘 다 정상입니다. 기준금리와 내 대출금리는 애초에 다른 금리이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읽고 나면 내 대출 이자가 무엇으로 이뤄져 있고, 언제 바뀌며, 그 날짜를 어디서 확인하는지 알게 됩니다.
기준금리와 대출금리는 다른 금리다
기준금리는 한국은행이 금융기관과 돈을 주고받을 때 기준이 되는 금리입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연 8회 회의를 열어 결정합니다.
내가 은행에서 빌린 돈에 붙는 대출금리는 이것과 다릅니다. 은행이 나에게 적용하는 금리이고, 기준금리는 그 출발점 중 하나일 뿐입니다.
비유하자면 기준금리는 도매가, 대출금리는 소매가입니다. 도매가가 내려도 가게 판매가가 그날 바로 내려가지는 않습니다. 중간에 여러 단계가 끼어 있기 때문입니다.
내 대출 이자는 세 조각으로 이뤄져 있다
대출금리는 하나의 숫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세 조각을 더하고 뺀 결과입니다.
지표금리 + 가산금리 − 우대금리 = 내 대출금리

지표금리 — 시장을 따라 움직이는 부분
기준이 되는 시장금리입니다. 주택담보대출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이 COFIX(코픽스)로, 은행들이 돈을 조달하는 데 든 비용을 모아 전국은행연합회가 매월 공시합니다.
COFIX는 한 종류가 아닙니다. 어느 것을 쓰느냐에 따라 내 이자가 바뀌는 속도가 달라집니다.
| 종류 | 산출 방식 | 시장금리 반영 속도 |
|---|---|---|
| 신규취급액기준 | 그 달에 새로 조달한 자금만 | 빠름 |
| 잔액기준 | 과거 조달분까지 포함 | 느림 |
| 신잔액기준 | 과거 조달분 + 결제성 자금 포함 | 느림 |
같은 날 기준금리가 움직여도, 잔액기준을 쓰는 대출은 신규취급액기준을 쓰는 대출보다 훨씬 천천히 따라옵니다.
과거에 조달한 돈까지 섞어서 계산하기 때문입니다.
가산금리 — 은행이 붙이는 부분
은행의 업무 원가, 떼일 위험에 대한 대비, 이윤 등이 들어갑니다.
이 부분은 시장금리가 움직여도 잘 바뀌지 않습니다. 대출을 실행할 때 정해지면 상당 기간 그대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준금리가 내렸는데 이자가 그대로인 이유의 상당 부분이 여기에 있습니다. 내려간 것은 지표금리인데,
가산금리는 제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우대금리 — 조건을 채우면 깎아주는 부분
급여 이체, 카드 사용 실적, 자동이체 등록처럼 은행이 정한 조건을 충족하면 깎아주는 금리입니다.
조건이 풀리면 조용히 사라집니다. 카드를 덜 쓴 달에 이자가 늘었다면 이것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왜 바로 안 바뀌나
기준금리부터 내 이자까지, 변화는 네 개의 관문을 지나야 합니다. 어느 하나라도 막히면 내 이자는 그대로입니다.

첫째, 지표금리 반영에 시차가 있다
기준금리가 움직이면 시장금리가 반응하고, 그것이 은행의 조달 비용에 반영되고, 그 결과가 다음 달 COFIX로 공시됩니다. 이 과정만으로 이미 몇 주에서 몇 달이 걸립니다.
둘째, 내 금리에는 ‘변경일’이 따로 있다
변동금리 대출은 매일 금리가 바뀌지 않습니다. 6개월 또는 12개월처럼 정해진 주기마다 그 시점의 지표금리를 가져와 새로 계산합니다.
지표금리가 지난달에 내렸어도 내 변경일이 다섯 달 뒤라면, 그때까지 내 이자는 그대로입니다. 반대로 지표금리가 오른 뒤에 변경일이 오면, 그날 한 번에 오릅니다. 기준금리는 몇 달째 그대로인데 내 이자만 오르는 일이 이렇게 생깁니다.
셋째, 고정금리는 아예 안 바뀐다
고정금리로 빌렸다면 기준금리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든 약정 기간 동안 이자는 그대로입니다. 이것은 문제가 아니라 고정금리의 정의입니다.
넷째, 가산금리는 은행이 정한다
지표금리가 내려도 은행이 가산금리를 그대로 두면, 내가 내는 금리의 하락폭은 그만큼 줄어듭니다.
내 대출은 언제 바뀌나 — 확인하는 법
여기까지가 원리입니다. 그런데 내 대출이 어디에 해당하는지는 내 약정서에만 적혀 있습니다. 은행 앱의 대출 상세 화면이나 대출거래약정서에서 아래 네 가지를 확인하세요.
- 금리 유형 — 변동금리인지 고정금리인지. 고정금리면 아래 항목은 볼 필요가 없습니다
- 지표금리 종류 — COFIX라면 신규취급액기준인지 잔액기준인지. 반영 속도가 다릅니다
- 금리 변동주기 — 6개월인지 12개월인지
- 다음 금리 변경일 — 내 이자가 실제로 바뀌는 날짜
이 네 가지를 알면 “왜 안 바뀌지”가 “언제 바뀌는지”로 바뀝니다. 그게 이 글의 목적입니다.
최신 수치가 필요하다면 1차 출처에서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 기준금리 추이와 결정 일정 —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 COFIX 공시 — 전국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흔한 오해 세 가지
“기준금리가 내 대출금리다”
아닙니다. 기준금리는 출발점일 뿐이고, 내 금리는 지표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를 뺀 결과입니다.
“금리가 바뀌면 다음 달부터 반영된다”
변동금리라도 내 금리 변경일이 와야 바뀝니다. 변경일이 반 년 뒤면 반 년 동안 그대로입니다.
“모든 대출이 같이 움직인다”
지표금리 종류, 변동주기, 가산금리가 모두 다릅니다. 같은 은행에서 같은 날 빌린 사람끼리도 조건이 다르면 반영 시점이 다릅니다.
정리
- 기준금리와 대출금리는 다른 금리입니다
- 내 이자 = 지표금리 + 가산금리 − 우대금리
- 바뀌는 시점은 내 금리 변경일이 정합니다. 뉴스가 나온 날이 아닙니다
- 내 조건은 약정서에 있습니다. 금리 유형·지표금리 종류·변동주기·다음 변경일 네 가지를 확인하세요
지표금리로 가장 많이 쓰이는 COFIX가 어떻게 정해지는지는 COFIX가 뭐길래 내 대출금리를 정할까에서 다룹니다.
이 글은 금리가 정해지는 구조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며, 특정 상품 가입이나 갈아타기를 권하지 않습니다. 실제 대출 조건은 개인과 상품에 따라 다르므로 거래 은행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