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금리 변동금리, 왜 이자만 비교하면 안 될까

대출을 받을 때 가장 먼저 묻는 것 중 하나가 “고정으로 할까요, 변동으로 할까요”입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답은 대개 비슷합니다. 금리가 오를 것 같으면 고정, 내릴 것 같으면 변동.

틀린 말은 아닙니다. 다만 절반만 본 것입니다.

금리 유형은 매달 내는 이자만 바꾸는 게 아니라, 애초에 얼마를 빌릴 수 있는지까지 바꿉니다.

2025년 7월부터 스트레스 DSR이 모든 가계대출로 넓어지면서 이 부분이 훨씬 중요해졌습니다.

목차

고정과 변동만 있는 게 아니다

은행연합회는 대출금리 방식을 고정금리·변동금리·혼합금리 셋으로 나눕니다.

그런데 스트레스 DSR 규정에서는 여기서 한 갈래가 더 갈라집니다. 주기형입니다.

실무에서 마주치는 건 결국 네 가지입니다.

변동형·혼합형·주기형·고정금리형 네 가지 대출을 30년 만기 위에 나란히 놓고 고정 구간과 변동 구간의 길이를 비교한 그림
네 유형의 차이는 결국 ‘금리가 고정되는 구간이 얼마나 긴가’다.
  • 변동형 — 금리변동주기가 5년 미만. 3·6·12개월마다 지표금리 변화를 반영해 다시 계산합니다.
  • 혼합형 — 처음 일정 기간(흔히 5년) 고정, 그 뒤로는 변동으로 넘어갑니다.
  • 주기형 — 금리변동주기가 5년 이상. 그 주기 안에서는 고정이고, 주기가 돌아오면 다시 정합니다. 혼합형과 달리 끝까지 주기를 반복합니다.
  • 고정형 — 실행할 때 정한 금리가 만기까지 그대로입니다.

규정에는 “순수고정형”이라는 말이 따로 있습니다. (고정금리기간 또는 금리변동주기) ÷ 만기 가 70% 이상인 대출을 가리킵니다. 30년 만기라면 21년 넘게 금리가 묶여 있어야 여기에 듭니다. 뒤에서 중요해지는 기준이니 기억해 두면 좋습니다.

이자만 비교하면 이렇게 된다

은행연합회가 정리한 장단점은 이렇습니다.

유형좋은 점아쉬운 점
고정금리상승기에 인상이 없다. 월 이자가 균일해 상환 계획을 세우기 쉽다하락기에 인하 효과가 없다. 대출 시점에는 보통 변동보다 금리가 높다
변동금리하락기에 이자 부담이 줄어든다. 대출 시점에는 보통 고정보다 낮다시장금리가 오르면 부담이 커진다
혼합금리자금 계획에 맞춰 운용할 수 있다고정 구간이 끝나면 변동으로 넘어간다

표를 보면 구조가 보입니다.

고정금리가 처음부터 더 비싼 이유는 은행이 선심을 쓰는 게 아니라, 앞으로 금리가 오를 위험을 은행이 대신 떠안기 때문입니다. 그 값이 미리 얹혀 있는 겁니다. 변동금리가 싸 보이는 건 그 위험을 내가 지고 있어서입니다.

여기까지가 대부분의 설명이 끝나는 지점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대출을 받으러 가면 이자율보다 먼저 부딪히는 벽이 있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 한도가 달라진다

은행은 대출 한도를 계산할 때 내가 실제로 낼 이자로 계산하지 않습니다.

일부러 더 높은 금리를 가정해 “이 금리여도 갚을 수 있나”를 따집니다. 그 얹는 금리가 스트레스 금리입니다.

핵심은 여기입니다. 이 스트레스 금리가 대출 유형에 따라 다르게 붙습니다.

  • 변동형 — 산출된 스트레스 금리가 100% 그대로 붙습니다
  • 혼합형·주기형 — 고정 구간이 길수록 덜 붙습니다
  • 순수고정형 — 아예 안 붙습니다

결과가 뒤집힙니다. 변동금리는 이자가 싸 보이지만 한도가 가장 많이 깎입니다.

고정금리는 이자가 비싸 보이지만 한도는 가장 덜 깎입니다. 그래서 “이자가 얼마인가”와 “얼마나 빌릴 수 있는가”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적용 범위는 2025년 7월부터 시행된 3단계 기준으로 DSR이 적용되는 모든 가계대출입니다.

다만 신용대출은 전체 잔액(기존 + 신규)이 1억 원을 넘는 경우에만 해당합니다.

스트레스 금리는 어떻게 정해지나

은행이 마음대로 정하는 값이 아닙니다. 계산식이 공개돼 있습니다.

과거 5년 최고금리에서 현재 금리를 뺀 값이 스트레스 금리가 되고 하한과 상한에서 잘리는 구조를 보여주는 그림
뺀 값이 그대로 쓰이지 않는다. 하한과 상한에서 한 번 잘린다.

과거 5년 중 가장 높았던 월별 가계대출 금리 − 현재 시점의 금리.

두 값 모두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예금은행 가계대출 신규취급 가중평균금리」를 씁니다.

현재 시점은 매년 5월과 11월 기준이고, 은행연합회가 연 2회(6월·12월) 고시합니다.

그런데 뺀 값을 그대로 쓰지는 않습니다. 금리 상승기에는 이 차이가 지나치게 작게, 하락기에는 지나치게 크게 나오는 문제가 있어서 하한과 상한을 둡니다.

  • 일반: 하한 1.5% · 상한 3.0%. 계산값이 1.5%보다 작아도 1.5%로 봅니다
  • 수도권·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 하한 3.0%, 상한 없음

수도권 쪽이 따로 떼어져 훨씬 세다는 점은 알아둘 만합니다. (2026년 9월 기준. 이 제도는 단계별로 바뀌어 왔으므로 아래 1차 출처에서 현재 값을 확인하세요.)

유형별로 얼마나 붙나

산출된 스트레스 금리에 유형별 비율을 곱해 적용합니다.

기준은 고정금리기간(또는 금리변동주기)이 만기에서 차지하는 비중입니다.

만기 대비 고정 구간혼합형
수도권·규제지역
혼합형
그 외 지역
주기형
수도권·규제지역
주기형
그 외 지역
30% 미만80%60%40%30%
30% 이상 ~ 50% 미만60%40%30%20%
50% 이상 ~ 70% 미만40%20%20%10%
70% 이상적용하지 않음적용하지 않음적용하지 않음적용하지 않음

사는 곳에 따라 숫자가 다릅니다.

수도권·규제지역이 아닌 곳은 완화된 2단계 비율을 씁니다.

다만 이 완화는 2026년 12월 31일까지로 기한이 정해져 있습니다. 기한이 지나면 같은 표의 수도권 칸을 보게 됩니다.

같은 칸에서도 주기형이 혼합형보다 절반쯤 덜 붙습니다.

혼합형은 고정 구간이 끝나면 그대로 변동으로 넘어가 버리지만, 주기형은 그 뒤로도 5년 이상 주기를 반복해 금리 변동 위험이 계속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규정에 나온 예를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 30년 만기 · 6개월마다 변동 → 고정 구간이 5년 미만이므로 변동형. 스트레스 금리 100%
  • 30년 만기 · 5년 고정 후 6개월마다 변동 → 5÷30 ≒ 17%로 30% 미만인 혼합형. 80% (지방은 60%)

참고로 혼합형·주기형에서 완화 비율을 받으려면 고정 구간이나 변동주기가 최소 5년 이상 유지되는 상품이어야 합니다. 그 아래는 이름과 무관하게 변동형으로 봅니다.

그래서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금리가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에 달려 있고, 그건 아무도 모릅니다. 대신 모르는 채로도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 한도와 이자를 따로 계산해 보기. 같은 조건으로 변동형과 혼합형 한도를 각각 뽑아보면 차이가 숫자로 나옵니다. 한도가 모자라면 이자율 비교는 의미가 없습니다
  • 내 대출이 규정상 어느 유형인지. 상품 이름이 아니라 고정 구간 ÷ 만기가 기준입니다. “5년 고정”이라도 30년 만기면 30% 미만 칸입니다
  • 수도권·규제지역인지. 하한이 3.0%로 뛰고 상한이 없어 한도 차이가 훨씬 크게 납니다
  • 고정 구간이 끝난 뒤 어떻게 되는지. 혼합형은 변동으로 넘어갑니다. 그때 무엇을 지표로 삼는지 약정서에서 확인하세요
  • 중도상환수수료. 나중에 갈아탈 생각이라면 면제 시점을 미리 봐둬야 합니다

1차 출처는 아래에서 직접 볼 수 있습니다.

흔한 오해 세 가지

“스트레스 금리만큼 이자를 더 낸다”

아닙니다. 스트레스 금리는 한도를 계산할 때만 쓰는 가상의 금리입니다.

실제로 내는 이자는 약정서의 지표금리와 가산금리로 정해집니다. 이자는 그대로이고 빌릴 수 있는 금액만 줄어듭니다.

“5년 고정이면 고정금리 대출이다”

규정은 기간의 절대값이 아니라 만기 대비 비중으로 봅니다. 30년 만기의 5년 고정은 17% 정도라 완화를 가장 적게 받는 칸입니다. 같은 5년 고정이라도 만기가 10년이면 50%가 되어 대우가 달라집니다.

“고정금리로 갈아타면 바로 이득이다”

갈아탈 때는 새 대출을 다시 받는 것이라 그 시점의 규제와 금리가 새로 적용됩니다. 중도상환수수료, 근저당 설정 비용, 달라진 한도까지 함께 계산해야 전체가 보입니다. 이자율 하나만 비교하면 이 글의 처음으로 돌아가는 셈입니다.

정리

  • 실무에서 만나는 유형은 넷 — 변동 · 혼합 · 주기 · 고정. 갈림의 기준은 고정되는 구간의 길이
  • 고정금리가 처음부터 비싼 건 금리 상승 위험을 은행이 떠안는 값이 얹혀서다
  • 스트레스 DSR 때문에 유형이 한도까지 바꾼다. 변동형 100%, 순수고정형 0%
  • 수도권·규제지역이 아니면 완화된 비율이 적용된다 (2026년 12월 31일까지)
  • 스트레스 금리 = 과거 5년 최고 − 현재, 하한 1.5%·상한 3.0% (수도권 주담대는 하한 3.0%, 상한 없음)
  • 기준은 상품 이름이 아니라 고정 구간 ÷ 만기다
  • 스트레스 금리는 한도 계산용이지 실제로 내는 이자가 아니다

내 금리가 어떤 조각으로 이뤄지는지는 기준금리가 바뀌어도 내 대출 이자는 왜 그대로일까에서, 변동금리가 따라가는 지표는 코픽스(COFIX)에서, 은행이 얹는 몫은 가산금리에서 다뤘습니다.

이 글은 금리 유형과 스트레스 DSR의 구조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며, 특정 금리 유형이나 상품을 권하지 않습니다. 제도는 개정될 수 있고 실제 적용 조건은 개인과 상품에 따라 다르므로, 위 1차 출처와 거래 은행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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