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오송금, 은행을 먼저 거치지 않으면 신청도 안 된다

계좌번호 한 자리를 잘못 눌러 엉뚱한 사람에게 돈을 보냈습니다.

다행히 예금보험공사가 되찾아주는 제도가 있다는 건 꽤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공사 안내문을 읽어보면 두 가지가 알려진 것과 다릅니다.

첫째, 은행을 먼저 거치지 않으면 신청 자체가 안 됩니다.

둘째, 공사는 대신 받아주는 게 아니라 내 채권을 사 갑니다. 그래서 돌아오는 돈도 전액이 아닙니다.

목차

착오송금 반환지원, 어떤 제도인가

정식 이름은 착오송금 반환지원 제도,

공사는 “잘못 보낸 돈 되찾기 서비스”라고 부릅니다. 취지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빠르게 되찾도록 돕는 것입니다.

조건이 네 가지 걸려 있습니다.

착오송금 반환을 신청하려면 금액 한도와 신청 기한, 금융회사를 먼저 거쳤는지, 제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지를 차례로 통과해야 신청할 수 있다는 것을 관문 형태로 보여주는 그림
네 관문을 모두 통과해야 신청이 된다. 하나라도 걸리면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
  • 금액 — 착오송금 건당 5만 원 이상 1억 원 이하
  • 기한 — 잘못 이체한 날로부터 1년 이내
  • 선행 절차 — 금융회사나 간편송금업체를 통해 먼저 반환을 요청했어야 합니다
  • 제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을 것 — 아래에서 따로 다룹니다

금액 하한이 5만 원이라는 점은 알아둘 만합니다.

그보다 적은 금액은 회수에 드는 비용이 돌려받을 돈보다 커질 수 있어서입니다. (한도는 제도가 생긴 뒤 여러 번 올라왔습니다. 현재 값은 아래 1차 출처에서 확인하세요.)

순서를 건너뛰면 안 된다

가장 많이 놓치는 지점입니다. 공사 안내는 분명합니다.

이체할 때 이용한 금융회사나 간편송금업체를 통해 먼저 반환을 요청해야 하고, 거기서도 돌려받지 못한 경우에 신청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순서는 이렇습니다.

  • 1단계 — 송금에 쓴 은행이나 앱에 연락해 반환 요청(사전반환 신청). 받은 사람이 순순히 돌려주면 여기서 끝납니다
  • 2단계 — 받은 사람이 자진반환에 응하지 않을 때 비로소 예금보험공사에 반환지원을 신청합니다

바로 공사로 가면 되돌려보내집니다. 그리고 1단계에 시간이 걸리는 동안에도 1년이라는 시계는 계속 갑니다.

알아차린 즉시 은행에 연락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가장 중요한 행동입니다.

대신 받아주는 게 아니라 사 간다

여기서 제도의 성격이 드러납니다. 공사가 착오송금인을 대신해 심부름을 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착오송금인에게서 부당이득반환채권을 매입합니다.

말이 어려운데 뜻은 이렇습니다. 잘못 받은 사람은 그 돈을 돌려줄 의무가 있고, 나는 “그 돈을 내놓으라고 요구할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권리를 공사가 사 가는 것입니다. 그다음부터는 공사가 자기 이름으로 받아냅니다.

예금보험공사가 채권을 매입하고 수취인 정보를 확보해 자진반환을 권유하며 응하지 않으면 법원 지급명령으로 회수한 뒤 비용을 뺀 잔액을 돌려주는 다섯 단계 절차 그림
예보는 심부름꾼이 아니라 채권을 사 간 당사자로 움직인다.

공사가 공개한 절차는 다섯 단계입니다.

  1. 착오송금인이 반환지원을 신청하고, 대상에 해당하면 공사가 채권을 매입합니다
  2. 공사가 금융회사·통신사·행정안전부 등을 통해 받은 사람의 연락처와 주소를 확보합니다
  3. 확보한 정보로 자진반환을 권유합니다
  4. 응하지 않으면 법원의 지급명령으로 회수를 진행합니다
  5. 회수되면 비용을 뺀 잔액을 착오송금인에게 돌려줍니다

2단계가 개인은 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받은 사람의 연락처를 개인이 알아낼 방법이 사실상 없기 때문입니다.

은행도 개인정보라 알려주지 못합니다. 이 제도의 실질적인 값어치는 여기에 있습니다.

전액이 돌아오지 않는 이유

5단계 문장을 다시 보면 “회수액에서 회수에 소요된 비용을 차감한 후 잔액을 반환”입니다.

공사는 비용의 구체적인 항목과 금액을 이 안내에서 밝히지 않습니다.

실제로 얼마가 빠지는지는 신청 단계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공사가 이익을 남기는 구조는 아닙니다. “최소한의 비용”이라는 표현이 여기에 붙는 이유입니다.

다만 보낸 금액이 그대로 돌아온다고 기대하면 어긋납니다.

그래서 금액이 작을수록 실익이 줄어듭니다. 5만 원이라는 하한이 있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반대로 1단계에서 상대가 순순히 돌려주면 비용 없이 전액이 돌아옵니다. 은행을 먼저 거치는 것이 규정일 뿐 아니라 유리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제도로 안 되는 경우

공사가 지원하지 않는 대표 사례를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 잘못 보낸 계좌가 사기·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이용된(의심되는) 계좌인 경우
  • 계좌가 압류 등 법적 제한 계좌이거나 지급정지 계좌인 경우
  • 계좌의 예금주가 사망했거나 출국해 국내 주소가 없는 경우
  • 계좌의 예금주(법인)가 휴업·폐업한 경우

첫 번째를 오해하기 쉽습니다. 보이스피싱으로 속아서 보낸 돈은 이 제도의 대상이 아닙니다.

공사가 범죄에 이용된(의심되는) 계좌를 제외 사유로 명시해 두었기 때문입니다. 착오송금은 내 실수로 잘못 보낸 경우를 말합니다.

속아서 보낸 돈은 별도의 절차로 다뤄집니다.

이 글에서 그 절차까지 1차 자료로 확인하지는 않았으므로 단정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 제도를 알아보는 데 시간을 쓰면 안 된다는 점입니다. 거래 은행과 경찰(112)에 즉시 신고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신청 방법

두 가지가 있습니다.

  • 온라인 — 공사가 운영하는 신청 사이트에서 합니다. PC로만 되고(모바일은 추후 지원 예정), 공동인증서와 이체(송금)확인증이 필요합니다
  • 방문 — 서울 중구 청계천로 30 예금보험공사 1층. 신분증과 이체(송금)확인증을 가져갑니다. 대표번호 1588-0037

본인이 아닌 사람이 신청할 때는 구비서류가 더 필요합니다. 이체확인증은 송금에 쓴 은행이나 앱에서 발급받습니다.

1차 출처는 아래에서 볼 수 있습니다.

흔한 오해 세 가지

“예보에 신청하면 알아서 받아준다”

순서가 있습니다. 먼저 금융회사나 간편송금업체에 반환을 요청해야 하고, 거기서 실패한 경우에만 신청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공사는 대신 받아주는 게 아니라 채권을 매입해 자기 이름으로 회수합니다.

“보낸 금액 그대로 돌려받는다”

회수에 든 비용을 뺀 잔액입니다. 금액이 작을수록 체감이 큽니다. 상대가 1단계에서 자진반환하면 비용 없이 전액이 돌아옵니다.

“보이스피싱도 이 제도로 돌려받는다”

대상이 아닙니다. 범죄에 이용된(의심되는) 계좌는 제외라고 공사가 못 박아 두었습니다. 착오송금은 내 실수로 잘못 보낸 경우를 말합니다. 속아서 보냈다면 이 제도를 찾기 전에 은행과 경찰에 먼저 신고해야 합니다.

정리

  • 조건은 넷 — 건당 5만 원 이상 1억 원 이하 · 1년 이내 · 금융회사 선행 요청 · 제외 사유 없음
  • 은행이나 앱에 먼저 요청하지 않으면 신청 자체가 안 된다
  • 공사는 부당이득반환채권을 매입해 자기 이름으로 회수한다
  • 개인이 못 하는 일은 받은 사람의 연락처·주소 확보다. 제도의 값어치가 여기 있다
  • 돌아오는 돈은 회수액에서 비용을 뺀 잔액
  • 보이스피싱은 대상이 아니다. 별도 절차이고, 은행·경찰 신고가 먼저다

같은 기관이 맡고 있는 예금자보호제도는 예금자보호 1억원, 그 말에 빠져 있는 네 가지에서, 그 보호의 비용이 어디서 나오는지는 예금금리는 왜 대출금리만큼 빨리 안 오를까에서 다뤘습니다.

이 글은 착오송금 반환지원 제도의 구조를 설명하기 위한 것입니다. 한도와 절차는 개정될 수 있고 개별 사안에 따라 결과가 다르므로, 실제 상황에서는 위 예금보험공사 안내와 거래 금융회사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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